예전엔 임산부는 집에 가만히 누워만 있어야 한다. 절대 안정을 취해야한다. 라고들 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이 논제에 대해 말이 많죠.
임신부에게 절대 안정이 정말 필요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울대 의과대학 의학과를 나와 서울대에서 석사 박사까지 마치고, 현재 서울대 산부인과 교수로 계시는 우리나라 산부인과계 최고권위자 전종관 교수님께서도 최근에 유퀴즈에 나와서 말씀하셨죠.
"임신부에게 제일 안 좋은게 안정!!!!! "
특별한 질환이 있지 않는 임신부인 경우, 그냥 일반인처럼 일상생활하고 활동도 하며 지내는게 훨씬 몸과 마음에 더 건강하다고 합니다.
전종관 교수님의 말을 하나 더 빌리자면, 임신부가 활발히 돌아다닌다고 해서 유산이 되는것도 아니고, 집에서 누워만 있는다 해서 유산이 안되지도 않는다. 결국 "유산될 애가 유산이 되는거다" 라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좀 씁쓸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또 임신부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 태아때문에 마음졸이고 불안해하며 전전긍긍하기보단 차라리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사회활동도 하고 가벼운 운동도 하고 지내는게 훨씬 좋으며, 정말 혹시라도 유산의 위험이 생긴다해도 그건 임신부가 무얼 잘못했다거나 활동을 많이해 위험이 왔다는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뜻이죠.
(혹시라도 유산의 위험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을 때, 주변에서 임신부가 너무 조심성 없이 활동을 많이해 유산에 영향을 준거다 라고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명치를 아주 쎄개 한대 때려주세요)
절대 안정이 임신부에게 안 좋은 이유
교수님은 절대 안정이 오히려 임신부에게 좋지 않은 이유로 크게 3가지 정도를 간단히 소개합니다.
1) 임신부의 근력 손실은 치명적이다
한 2주만 안정을 취한다고 집에서 누워만 있거나 휴식을 취하면 몸에 근육이 다 빠지게 됩니다. 임신 기간 내내 기초체력을 유지하고 특히 적당량의 근육이 유지되어야 오히려 충분히 안정적인 임신 생활이 가능한데, 이렇게 근손실을 해버리면 10달이나 되는 임신기간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힘들게 됩니다.
2) 혈전증 위험도가 증가한다
원래도 임신부는 혈전증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안정을 취한다며 집에서 휴식만 취할 경우 혈전증의 위험이 오히려 증가합니다. 적당량의 활동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3) 임신부의 삶의 질이 떨어지며 심적 건강을 해친다
"왜 임신부의 삶의 질에는 관심을 안 갖는 거에요?" 교수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임신을 했다고 해서 내가 평소에 하던 모든 활동을 다 중지하고 좁은 집안에서 절대 안정만 취해야 한다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이고 정신적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평소 하던 일, 하고 싶던 일을 자연스럽게 하는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안정이 필요한 시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조심을 해야하는 시기와 일상생활이 자유로운 시기가 나눠져 있기는 합니다.
통계적으로 유산된 사람들의 유산되는 시기를 보면 임신초기(0-12주)의 유산확률이 80%, 임신후기(12-40주)의 유산확률이 20%라고 합니다. 임신초기라고 불리는 12주 이전에 유산이 되는 확률이 80%라고 하니, 그래도 임신초기엔 조금 주의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12주면 통상 임신을 알게된 이후 3달정도의 기간이니, 그 기간엔 격한 운동이나 너무 잦은 야근 등은 살짝 피하는게 좋겠습니다.
결론
제가 다니는 산부인과의 담당 전문의 선생님께서도 안정기만 지나면 거의 모든 일상생활 복귀에 문제가 없다고 하십니다. (저의 산부인과 담당의 원장님 역시 서울대학교 산부인과 전공을 하시고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에서 전문의로 일하셨던 현재 강남에서 유명하신 분) 아주 초기만 아니라면, 평소에 운동을 했다면 그 운동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계속 유지하는 것, 하던 회사일을 평소처럼 해내는 것, 몸이 아픈 상태가 아니라면 가려고 계획했던 여행을 다녀오는 것 모두 다 괜찮다고 하십니다.본인의 몸 상태를 정기적으로 검진 받아보고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임신부의 경우, 너무 몸사리며 죄책감 갖지 말고 행복한 임신 라이프 되시길 바랍니다.
(위의 내용은 전치태반, 과도한 피고임, 유산 위험진단 등의 이슈가 있지 않은 임신부에 해당 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혹시 이벤트가 많은 임신부라면 안정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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